네, 국민연금은 현재와 같은 제도를 유지할 경우 미래에 기금이 고갈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국민연금 재정계산 위원회가 5년마다 발표하는 재정계산 결과에 따르면, 예상대로라면 국민연금 기금은 2040년대 중반부터 적자로 전환되기 시작해 2055년경에는 완전히 고갈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고갈이 예측되는 이유
국민연금 기금 고갈은 주로 다음과 같은 인구 구조 변화와 사회경제적 요인 때문입니다.
초고령화 사회 진입: 평균 수명이 길어지면서 연금을 받는 기간이 늘어나는 반면, 저출산으로 인해 연금을 내는 젊은 세대의 인구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습니다.
적은 연금 보험료: 현재 국민연금 보험료율(소득의 9%)은 다른 선진국에 비해 낮은 수준입니다. 연금 제도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재원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국민연금이 고갈되면 연금을 못 받나요?
국민연금 기금이 고갈되더라도 연금을 아예 못 받는 것은 아닙니다. 국민연금은 국가가 지급을 보장하는 사회보장제도입니다.
현재 세대 납부액으로 지급: 기금이 고갈된 이후에는 그해에 연금을 납부하는 현 세대의 보험료로 다음 세대의 연금 수급자에게 연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지급액 조정 또는 보험료 인상: 연금 지급액이 줄어들거나 보험료가 오르는 식으로 제도가 개편될 수는 있습니다. 정부는 현재 기금 고갈을 막기 위해 보험료율을 올리고, 연금 지급 시점을 늦추는 등의 여러 개혁 방안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국민연금 기금 고갈은 연금을 '전혀 받지 못하는' 상황이 아니라, '현재와 같은 수준으로 받지 못하게 될 수 있는' 상황에 가깝다고 볼 수 있습니다.
연금제도(적립식,부과방식,...) 형식
국민연금 제도와 관련된 유럽, 한국, 일본의 연금 제도를 명확한 이름으로 분류하여 장단점을 비교해 드리겠습니다.
연금제도 비교: 적립 방식 vs. 부과 방식
구분 | 한국 · 일본 | 독일 · 프랑스 | 스웨덴 |
제도 명칭 | 적립 방식 <br> (Funded System) | 부과 방식 <br> (Pay-As-You-Go System) | 명목확정 기여 방식 <br> (Notional Defined Contribution) |
핵심 원리 | 현재 세대가 낸 보험료를 '기금' 으로 쌓아두고, 나중에 그 기금으로 연금을 지급. | 현재 세대가 낸 보험료로 현재의 노인 세대에게 '바로' 연금을 지급. | 개인별 기여액을 가상 계좌에 기록하고, 사회 전체의 경제 상황과 기대수명에 따라 수령액을 자동 조절. |
재정 상황 |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기금 고갈 위험이 매우 높음. | 세대 간 소득 이전으로 기금 고갈 위험은 낮음. | 기금 고갈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며, 재정 안정성이 높음. |
장점 | • 기금 운용으로 수익 창출 가능. <br>• 납부자와 수급자가 분리되어 단기적 정치 영향을 덜 받음. | • 재정 상태가 안정적.<br>• 인구 변동에 상대적으로 유연. | • 제도의 지속가능성이 가장 높음.<br>• 연금 개혁 시 사회적 갈등이 적음. |
단점 | • 미래 세대가 연금을 못 받을 수 있다는 불안감. <br>• 기금 운용 실패 시 손실 위험. | • 젊은 세대의 보험료 부담이 크게 증가.<br>• 경기 불황 시 노인 세대 연금액 감소 가능. | • 경기 침체 시 연금 수령액이 줄어들 수 있음.<br>• 납부자의 예상 연금액이 불확실하게 느껴질 수 있음. |
요약 및 설명
한국·일본의 '적립 방식': 미래를 위해 저금하듯이 돈을 모아두는 방식입니다. 문제는 모으는 사람(젊은 세대)은 줄어들고 쓰는 사람(노인 세대)은 늘어나면서 저금통이 비어버리는 '고갈' 문제가 발생합니다.
독일·프랑스의 '부과 방식': 계주 경기처럼 다음 주자에게 바로 전달하는 방식입니다. 지금 젊은 세대가 낸 돈을 지금 노인 세대에게 바로 줍니다. 기금이 고갈될 염려는 없지만, 다음 세대가 짊어져야 할 부담이 매우 커집니다.
스웨덴의 '명목확정 기여 방식': 개인의 납부액은 보장하되, 최종 수령액은 사회경제적 상황에 따라 변동하는 방식입니다. 마치 성적에 따라 장학금이 달라지듯, 연금액도 그해의 경제 상황과 인구 구조에 맞춰 자동으로 조정됩니다. 이 때문에 제도가 무너질 걱정은 없지만, 얼마를 받을지 확실히 알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연금 제도의 안정성과 지속가능성을 기준으로 평가하는 대표적인 지표는 **'멜버른-머서(Melbourne Mercer) 연금 지수'**입니다. 이 지수는 전 세계 연금 제도를 적절성, 지속가능성, 완전성 세 가지 측면에서 종합적으로 평가하며, 매년 순위를 발표합니다.
2024년 멜버른-머서 연금 지수 보고서에 따르면, 연금 제도가 가장 잘 갖춰진 것으로 평가된 상위 10개국은 다음과 같습니다.
1.네덜란드
2.아이슬란드
3.덴마크
4.이스라엘
5.핀란드
6.호주
7.노르웨이
8.싱가포르
9.칠레
10.아일랜드
이들 국가는 대부분 국민연금(공적연금) 외에 퇴직연금, 개인연금 등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다층 연금 체계를 잘 구축하고 있습니다. 특히 상위권에 있는 네덜란드와 덴마크는 연금 제도의 높은 지속가능성과 적절성(은퇴 후 충분한 소득 대체율)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한국은 이 지수에서 2024년 35위를 기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