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을 읽으면서 얼마나 오랫동안 마음속에 이 무거운 감정을 꾹꾹 눌러왔을지 얼마나 외롭고 혼란스러웠을지 느껴져서 마음이 많이 아팠어요.
가족은 우리가 세상에서 가장 가까워야 할 사람들이지만, 때로는 큰 상처의 원인이 되기도 하죠. 질문자님은 지금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엄마, 아빠, 동생들까지 모두 걱정하고 어떻게든 이 상황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려 애쓰고 있어요. 그 마음 자체가 이미 너무 따뜻하고 강한 사람이란 증거예요.
엄마는 갑작스럽게 낯선 시골에서 사람 하나 없이 살아가며 남편에게 외면받고 의지할 곳 없이 오랜 시간 혼자 버텨오셨어요. 그 외로움이 너무 커서 술로라도 자신을 달래려 했던 거고 말할 데가 없어서 자식들에게라도 이야기를 쏟아놓았던 거겠죠. 하지만 그런 엄마의 슬픔을 매번 받아주는 입장에서는 지칠 수 있어요. 그런 감정을 느끼는 건 절대 나쁜 게 아니에요. 오히려 너무 오랜 시간 엄마의 감정을 받아주느라 질문자님이 혼자 상처받아온 거예요.
아빠도 회피형이라는 말처럼 말로 잘 표현하지 못하고 감정을 삼켜온 분 같아요. 어쩌면 본인도 많이 힘들지만 표현을 못하는 사람일 수도 있고, 자신의 힘듦이 외면받는다고 느껴온 걸지도 몰라요. 눈물 흘리셨다는건 그만큼 감정이 안에 많이 쌓였다는 뜻이겠죠.
지금 가장 중요한 건 질문자님의 마음이에요. 그 무거운 가족 사이에서 자식으로서 할 수 있는 노력은 이미 충분히 하고 있어요.
부모님의 문제를 당신 혼자 끌어안을 필요는 없어요. 이건 분명히 어른들의 문제이고 질문자님은 그 안에서 상처받아온 아이니까요.
앞으로 성인이 되어 더 넓은 세상에서 질문자님의 삶을 살아갈 수 있어요. 그 안에서 질문자님 자신을 가장 먼저 돌보는 것 그게 가족을 돕는 길이기도 해요. 자기 인생이 흔들리면 아무도 도울 수 없으니까요.
지금 느끼는 혼란, 분노, 슬픔은 모두 당연한 감정이에요. 그리고 그 모든 감정을 안고서도 가족을 걱정하고 사랑하려는 마음 정말 대단해요.
마음이 더 가벼워질수있길 바랄게요. 진심으로 응원하겠습니다.